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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술 산책 3편] Classic·Plus·Premium — 등급은 어떻게 도달하는가

2026.10.15 · 조민구 건축사 · 해가패시브건축사사무소

지난 편에서 등급의 기준을 보았습니다. Classic은 PER 요구량 60 kWh/(㎡·년) 이하, Plus는 요구량 45 이하에 생산량 60 이상, Premium은 요구량 30 이하에 생산량 12…

지난 편에서 등급의 기준을 보았습니다. Classic은 PER 요구량 60 kWh/(㎡·년) 이하, Plus는 요구량 45 이하에 생산량 60 이상, Premium은 요구량 30 이하에 생산량 120 이상입니다. 요구량은 기준면적(TFA), 생산량은 건물 투영면적(PBF)으로 나눈 값입니다.

숫자만 보아서는 어떻게 해야 이 기준을 충족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이번 편은 실제 건물이 각 등급의 기준을 어떻게 충족하는지를 봅니다. 원문은 2015년 제19차 국제패시브하우스회의에서 발표된 자료를 바탕으로 합니다. 실제로 지어진 단독주택과 어린이집, 사무소 세 건물에 설비와 자재를 하나씩 바꿔 넣어 계산하고, 그때마다 등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 줍니다.

사례의 숫자는 중부유럽 조건에서 나온 것이라 우리 현장에 그대로 대입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무엇부터 개선해야 효과가 큰지, 그 순서는 우리에게도 참고가 됩니다. 원문이 10여 년 전의 계산이어서 지금의 기준과 다른 곳이 있는데, 해당 대목에서 따로 적겠습니다.

1. 먼저 알아 둘 세 가지

사례를 보기 전에 PER 계산의 규칙 세 가지를 짚어 두겠습니다. 이 세 가지를 모르면 사례의 숫자를 잘못 읽게 됩니다.

생산량을 수요에서 빼지 않습니다

지붕의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는 전력 계통에 내보낸 것으로 계산하고 PER 계수 1.0을 적용합니다. 전기 1 kWh를 만들면 재생1차에너지 1 kWh를 생산한 것으로 본다는 뜻입니다. 이 생산량은 건물의 수요에서 빼지 않고 따로 평가합니다.

여름에 만든 전기로 겨울 난방에 쓴 에너지를 곧바로 줄인 것처럼 계산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여름에 만든 전기를 겨울에 쓰려면 계절을 넘겨 저장해야 하고, 저장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생깁니다. 이 손실을 계획 단계에서 계산에 넣지 않으면 건물을 제대로 최적화할 수 없다는 것이 원문의 지적입니다.

지금의 기준에는 보완 규정이 하나 있습니다. 요구량이 기준을 넘더라도 15 kWh/(㎡·년)까지는, 넘은 만큼을 생산량으로 더 채우면 인정합니다. 생산량이 모자란 경우에도 같은 범위에서 요구량을 그만큼 더 줄여 채울 수 있습니다.

생산량은 기준면적이 아니라 건물 투영면적으로 나눕니다

수요와 생산을 모두 기준면적으로 나누면 왜곡이 생깁니다. 태양광이 만드는 양은 지붕 넓이로 정해지는데, 층수가 올라가면 바닥면적만 늘기 때문입니다. 지붕 100 ㎡에서 같은 양의 전기를 만들어도 단층 건물은 100 ㎡로, 4층 건물은 400 ㎡로 나누게 되어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4분의 1이 됩니다. 그러면 단층 주택이 연립주택이나 공동주택보다 좋아 보입니다. 한 사람이 차지하는 땅과 자원은 단층 주택이 훨씬 많은데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PER 체계는 생산량을 건물 투영면적으로 나눕니다. 단열된 외피를 위에서 내려다보았을 때 땅을 덮는 면적입니다. 이렇게 하면 지붕 넓이가 같은 건물은 단층이든 공동주택이든 생산량이 같은 값으로 평가됩니다. 건물이 차지한 땅은 다른 용도로 쓸 수 없게 되었으니 그 땅을 기준으로 따지는 것이 맞고, 햇빛은 지붕에 드는 것이지 각 층의 바닥에 드는 것이 아닙니다.

바이오매스에는 예산이 있습니다

바이오매스는 쓸 수 있는 양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원문은 쓰임의 우선순위를 식량, 소재, 에너지 순으로 둡니다. 에너지로 쓸 바이오매스는 저장할 수 있고 에너지밀도가 높아 주로 수송 부문에 필요하고, 건물에 쓸 수 있는 양은 많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건물이 쓸 수 있는 바이오매스를 PER로 따져 20 kWh/(㎡·년)까지로 한정하고, 이 범위에는 계수 1.10을 적용합니다. 이 한도를 바이오매스 예산이라고 부릅니다. 예산을 넘는 양에는 재생 메탄(재생 전기로 만든 합성가스)의 계수 1.75를 적용합니다. 같은 1 kWh가 예산 안에서는 1.10 kWh로, 예산을 넘으면 1.75 kWh로 계산된다는 뜻입니다. 예산은 난방, 겨울철 급탕, 가정용 전기 순으로 배정됩니다.

이 예산은 펠릿 보일러를 쓰는 건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가스보일러를 쓰는 건물도 PER 요구량의 처음 20 kWh/(㎡·년)에는 1.10을 적용받고, 그 뒤부터 1.75를 적용받습니다.

원문이 덧붙인 계산이 하나 있습니다. 바이오매스는 태워서 열로 쓰는 것보다 전기로 바꾼 뒤 히트펌프를 가동하는 쪽이 낫다는 것입니다. 바이오매스 100 kWh를 쓴다고 하겠습니다.

ㆍ가정용 난로에 직접 태우는 경우 : 약 80 kWh가 쓸 수 있는 열이 됩니다

ㆍ열병합 설비(전기와 열을 함께 만드는 설비)에 넣는 경우 : 약 50 kWh가 전기, 약 30 kWh가 열이 되고 20 kWh는 손실입니다

ㆍ이 전기 50 kWh로 전기 1에서 열 3을 얻는 히트펌프를 가동하면 열 150 kWh가 되고, 열병합 설비에서 나온 열 30 kWh를 더하면 모두 180 kWh입니다

직접 태울 때의 80 kWh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습니다. 그렇다고 패시브하우스에 바이오매스 난방을 쓸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바이오매스로 난방하면 전체 PER 요구량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옵니다.

2. 단독주택 — Classic에서 Premium까지

독일 게르스테텐의 단독주택입니다. 사무 공간이 딸려 있습니다.

기본안은 목재 펠릿 보일러에 지붕 태양광 74 ㎡입니다. 처음부터 잘 지은 집입니다. 난방 요구량이 11 kWh/(㎡·년)이고 기밀도(n50)는 0.14회/h입니다. 기준인 15와 0.6과 비교하면 상당한 여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PER 요구량은 60 kWh/(㎡·년)으로 Classic 기준(60 이하)을 겨우 충족합니다. 난방은 전체의 일부이고, 급탕과 가정에서 쓰는 전기가 요구량에 함께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생산량은 53 kWh/(㎡·년)으로 Plus 기준인 60에 못 미칩니다.

설비를 바꿔 가며

급탕용 태양열 집열기 6 ㎡를 더하면 요구량이 47로 내려가고, 원문의 계산으로는 생산량이 65로 올라갑니다. 생산량은 Plus 기준인 60을 넘었고, 요구량도 Plus 기준인 45에 가까워졌습니다.

집열면적을 세 배인 18 ㎡로 늘리면 요구량이 43까지 내려가 Plus를 충족합니다. 그러나 면적을 세 배로 늘린 데 비하면 줄어든 양은 4뿐입니다. 여름에 더 만들어진 열을 다 쓰지 못하고, 2,000 L로 키운 급탕 탱크가 가득 차 버리기 때문입니다. 원문은 집열면적을 세 배로 늘리는 비용에 비해 효과가 작다고 적습니다.

Plus를 충족하는 방법은 하나 더 있습니다. 집열기는 6 ㎡ 그대로 두고, 샤워 배수 열회수(샤워하고 버리는 더운 물에서 열을 되찾는 장치)를 더하고 급탕 배관을 개선하면 요구량 43, 생산량 61로 Plus를 충족합니다.

집열면적이 6 ㎡로 같은데도 생산량이 65에서 61로 줄었습니다. 급탕에 필요한 열이 크게 줄어, 집열기가 채워 줄 열도 그만큼 줄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지금의 기준과 다른 점을 적어 둡니다. 원문은 태양열 집열기가 만든 열을 생산량에도 넣어 계산했습니다. 지금의 기준은 태양열을 열원 설비의 일부로 보아 요구량을 줄이는 쪽에만 반영하고, 생산량으로는 계산하지 않습니다. 위의 65와 61은 원문 당시의 계산이며, 지금은 생산량 기준을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발전 설비로 채워야 합니다.

펠릿 보일러를 가스 콘덴싱 보일러로 바꾸어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 집은 효율이 높아 바이오매스 예산을 넘는 양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산 안에서는 펠릿이든 가스든 같은 계수 1.10을 적용받습니다.

히트펌프를 쓰면 쉬워집니다

히트펌프를 쓰면 평가가 크게 달라집니다. 공기-공기 히트펌프를 쓰면 요구량이 40으로 내려가 Plus의 요구량 기준(45 이하)을 충족합니다. 땅속 열을 쓰는 브라인-물 히트펌프로 바꾸면 34까지 내려갑니다. 여기에 태양광을 85 ㎡로 늘리면 Plus를 충족하면서, 생산하는 재생1차에너지가 쓰는 양을 뚜렷이 넘어섭니다.

Premium은 외피를 개선해야 충족합니다

Premium의 요구량 기준인 30까지는 아직 4가 남았습니다. 원문은 이 집에서 설비만 바꿔서는 Premium에 이를 수 없고 외피를 개선해야 한다고 분명히 적습니다.

창틀을 패시브하우스연구소 인증 효율등급 phB에서 한 단계 높은 phA로 바꾸면 난방 요구량이 8 kWh/(㎡·년)까지 내려갑니다. 여기에 앞에서 본 배수 열회수와 급탕 배관 개선을 더하고 지붕 전체를 태양광 123 ㎡로 채우면, 요구량이 30이 되어 Premium의 요구량 기준을 충족합니다.

그래도 생산량은 88에 그칩니다. 건물이 쓰는 에너지의 두 배를 만들고 있는데도 Premium 기준인 120에는 모자랍니다. 차고 지붕이나 남쪽 외벽에 태양광을 더 설치하는 방법이 있고, 원문은 다른 방법도 제시합니다. 지역 공동 풍력발전에 3 kW 지분을 사는 것입니다. 원문 당시의 육상 풍력발전기 한 기의 500분의 1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이 지분까지 더하면 Premium을 충족하고, 쓰는 에너지의 세 배 가까운 양을 생산하게 됩니다.

3. 어린이집 — 용도가 다르면 줄일 항목도 다릅니다

독일 트라운슈타인의 어린이집입니다. 기본안은 난방과 급탕 모두 가스 콘덴싱 보일러를 쓰고 재생에너지는 생산하지 않습니다.

난방 요구량은 15 kWh/(㎡·년)으로 기준을 충족합니다. 그런데 PER 요구량이 84로, Classic 기준인 60을 크게 넘습니다.

급탕을 적게 쓰는 건물에 중앙식 급탕은 맞지 않습니다

원인은 급탕이었습니다. 어린이집은 더운 물을 쓰는 양이 적은데 배관과 순환 경로는 깁니다. 그래서 손실이 큽니다. 실제로 쓰는 더운 물에 드는 열은 8.4 kWh/(㎡·년)인데, 배관과 순환에서 잃는 열이 12.1 kWh/(㎡·년)입니다. 쓰는 양보다 잃는 양이 더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중앙식 대신, 쓰는 자리마다 전기 순간온수기를 두는 개별식으로 바꾸는 편이 낫습니다. PER 체계에서 급탕에 쓰는 전기의 계수는 1.3 안팎으로, 재생 메탄의 1.75보다 작습니다. 배관 손실이 없어지는 데다 계수까지 작아지므로 PER 요구량이 크게 줄어듭니다. 레지오넬라균이 번식할 위험이 줄고 투자비도 대개 내려가며, 순환펌프와 급탕 탱크의 펌프에 드는 보조 전력도 줄어듭니다. 급탕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 PER 요구량이 59.5까지 내려가 Classic을 충족합니다.

그다음은 난방 열원과 조명입니다

난방을 히트펌프로 바꾸면 난방에 드는 최종에너지가 5 kWh/(㎡·년)까지 내려가고 PER 요구량은 47이 됩니다. Plus 기준인 45에 가까워집니다. 급탕까지 히트펌프로 공급하는 것은 배관 손실이 커서 개별식 순간온수기보다 불리합니다.

주택과 다른 점이 여기서 나옵니다. 어린이집은 조명에 쓰는 에너지가 많습니다. 고효율 조명으로 바꾸면 PER 요구량이 3 더 줄어 44가 되고, Plus의 요구량 기준을 충족합니다. 지붕의 31%에 해당하는 태양광 79 ㎡를 설치하면 생산량도 Plus 기준을 충족합니다.

Premium의 생산량 기준 120을 맞추려면 태양광을 지붕의 63%인 157 ㎡까지 늘려야 합니다. 요구량 30은 더 어렵습니다. 원문은 히트펌프로 난방하는 이 건물에서는 난방 열을 더 줄여도 얻는 것이 적다고 보고, 다시 조명을 개선합니다. 건물 전체의 조명을 최고 효율의 LED로 바꾸고, 전기를 쓰는 기기 전반의 효율을 높입니다. 샤워 시설이 없어 배수 열회수는 쓸 수 없지만, 절수 수전으로 PER 요구량을 1 kWh/(㎡·년) 정도 줄입니다. 여기에 phA 등급 창호까지 쓰면 Premium을 충족합니다.

4. 사무소 — 계수가 큰 항목부터

세 번째는 에르딩거 모스 하수처리조합의 사무동입니다. 옆에 있는 열병합 설비가 하수 처리 과정에서 나온 바이오가스로 전기와 열을 만들고, 이 열이 지역난방 배관망을 통해 사무동의 난방과 급탕에 쓰입니다. 배관이 짧아 손실이 적고, 필요한 열의 94%를 열병합 설비가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에도 바이오매스 예산이 적용됩니다. 하수 처리에서 나온 바이오가스는 PER 계수 1.10을 적용받지만, 예산인 20 kWh/(㎡·년) 안에서만 그렇습니다. 이 가스로 만들어 사무동에 공급하는 열의 PER 계수는 예산 안에서 0.53입니다. 원문은 배관망의 효율 85%와 열병합 설비의 분담률 94%를 반영한 값이라고 적습니다. 열 10 kWh를 받으면 PER로는 5.3 kWh로 계산된다는 뜻입니다. 예산을 넘는 양에는 가스의 계수가 1.75로 올라가고, 열의 계수도 0.93으로 커집니다. 같은 열 10 kWh가 9.3 kWh로 계산됩니다.

급탕 배관의 효율이 낮은 편인데도 기본안의 PER 요구량은 44.3으로, 처음부터 Plus의 요구량 기준(45 이하)을 충족합니다. 여기에 지붕의 35%인 태양광 247 ㎡를 설치하면 생산량 기준도 충족해 Plus가 됩니다.

Premium의 생산량 기준을 맞추려면 태양광을 지붕의 70%인 495 ㎡까지 늘려야 합니다. 요구량은 PER 계수가 가장 큰 항목부터 줄입니다. 이 건물에서는 조명과 사무기기, 보조설비에 쓰는 전기입니다. 조명을 최고 효율의 LED로, 사무기기를 고효율 제품으로 바꾸면 33.4까지 내려갑니다. 급탕 순환을 쓰는 때에 맞춰 제어하고 절수 수전을 쓰면 나머지 약 3을 더 줄여 Premium의 요구량 기준을 충족합니다. 이때 생산하는 재생1차에너지는 건물 전체로 따져 쓰는 양의 두 배가 넘습니다.

5. 세 사례가 보여 주는 순서

건물의 용도가 달라도 되풀이되는 것이 있습니다.

ㆍPlus는 대개 설비를 바꾸고 태양광을 설치해 충족합니다. 주택은 히트펌프와 태양광이었고, 어린이집은 급탕 방식과 난방 열원, 조명을 바꾼 뒤 태양광을 설치했습니다. 사무소는 기본안이 이미 요구량 기준 안에 있어 태양광만 더했습니다.

ㆍPremium의 요구량 기준 30은 여러 항목을 함께 줄여야 충족합니다. 주택과 어린이집은 마지막에 창호 등급까지 올렸고, 사무소는 조명과 사무기기, 급탕을 개선해 충족했습니다.

ㆍ먼저 줄일 항목은 용도마다 다릅니다. 주택은 난방과 급탕이었습니다. 어린이집은 급탕 배관 손실과 난방 열원이 먼저였고 그다음이 조명이었습니다. 사무소는 조명과 사무기기에 쓰는 전기였습니다.

ㆍ생산량은 지붕 넓이로 한도가 정해집니다. Premium의 생산량 기준을 맞추는 데 어린이집은 지붕의 63%, 사무소는 70%가 필요했고, 단독주택은 지붕을 가득 채우고도 모자랐습니다.

집열면적을 세 배로 늘려도 요구량이 4밖에 줄지 않았던 대목을 다시 보시면 좋겠습니다. 설비를 키워서 얻는 양에는 한도가 있습니다. 그래서 요구량을 줄이는 일을 먼저 해야 합니다.

6. 우리 기후와 제도에서 달리 보아야 할 대목

전기 급탕은 국내 계수로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원문은 급탕 사용량이 적은 건물에서 전기 순간온수기가 유리하다고 봅니다. PER 체계에서 급탕용 전기의 계수(1.3 안팎)가 재생 메탄의 계수(1.75)보다 작기 때문입니다.

국내 1차에너지 환산계수는 연료 1.1, 전력 2.75입니다. 전력이 연료의 2.5배입니다. 어린이집 사례의 숫자를 국내 계수에 넣어 보겠습니다.

ㆍ중앙식 가스 급탕 : 쓰는 열 8.4에 배관 손실 12.1을 더한 20.5 kWh/(㎡·년)에 1.1을 곱해 약 22.6

ㆍ개별식 전기 순간온수기 : 배관 손실 없이 8.4 kWh/(㎡·년)에 2.75를 곱해 약 23.1

보일러 효율과 펌프의 보조 전력은 넣지 않은 단순 계산입니다. 두 값이 거의 같습니다. PER 체계에서는 뚜렷이 유리했던 선택이 국내 계수로는 유리하지도 불리하지도 않게 됩니다. 배관 손실이 이 사례보다 작은 건물이라면 전기 순간온수기 쪽이 불리하게 계산됩니다.

체계와 관계없이 남는 사실도 있습니다. 쓰는 양보다 배관에서 잃는 양이 더 많다면 어느 체계로 계산하든 손해입니다. 급탕을 적게 쓰면서 배관이 긴 건물이라면 국내에서도 설계 단계에서 순환 손실을 따져 보아야 합니다.

원문 사례에는 냉방이 없습니다

원문은 세 사례에서 냉방을 다루지 않습니다. 우리 건물에서는 냉방과 제습에 쓰는 전기가 요구량에 더해집니다.

지난 편에서 본 대로 PER 체계에서 냉방에 쓰는 전기의 계수는 난방에 쓰는 전기의 계수보다 작습니다. 냉방이 필요한 때와 태양광이 전기를 만드는 때가 겹치기 때문입니다. 반면 국내 1차에너지 계산은 여름 한낮의 전기에도 2.75를 적용합니다. 같은 냉방 설계가 두 체계에서 다르게 평가됩니다.

사례를 보실 때 이 점을 감안하셔야 합니다. 우리 건물은 원문 사례에 없는 냉방과 제습 에너지가 요구량에 더해지므로, 같은 등급에 이르려면 그만큼을 더 줄여야 합니다. 냉방 부하를 줄이는 수단은 외피와 차양입니다. 우리 기후에서는 외피와 차양으로 부하를 먼저 줄여 두는 일이 그만큼 더 중요합니다.

건물 밖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

원문은 지역 공동 풍력발전의 지분까지 생산량에 넣어 계산합니다. 건물에 설치한 설비가 아니어도 인정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기준은 여기에 조건을 둡니다. 건물 착공 뒤에 가동을 시작한 새 설비여야 하고, 건축주나 장기 사용자가 소유해야 합니다. 바이오매스와 폐기물 소각, 지열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국내 인증에서 건물 밖 생산분을 어떻게 다루는지는 제도와 사업 방식에 따라 달라지므로, 건물 밖에서 생산한 양까지 계산에 넣으려 하신다면 해당 기준을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한 자료

이 글은 패시피디아(Passipedia)의 다음 항목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ㆍClassic, Plus, Premium: The Passive House classes and how they can be reached

    (Krick 2015, 제19차 국제패시브하우스회의)

사례의 건물과 수치는 모두 원문에 실린 것입니다.

  ㆍ게르스테텐 단독주택 — 설계 Werner Friedl

  ㆍ트라운슈타인 어린이집 — 설계 Architekturwerkstatt Vallentin

  ㆍ에르딩거 모스 사무동 — 설계 Architekturwerkstatt Vallentin

등급의 기준과 원문 이후 달라진 내용(태양열을 생산량으로 계산하지 않는 것, 건물 밖 설비의 조건, 15 kWh/(㎡·년)의 보완 규정)은 패시브하우스연구소의 「건물 인증 기준(Criteria for Buildings)」 10c판(2023년 1월 개정)으로 확인했습니다. 국내 1차에너지 환산계수는 한국에너지공단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시스템이 안내하는 값(연료 1.1 · 전력 2.75)을 따랐습니다. 1절의 지붕 100 ㎡ 예와 6절의 급탕 비교는 원문의 숫자로 제가 계산한 값입니다. 원문 : https://passipedia.org · https://passivehouse.com

이 글이 만들어진 과정

이 연재는 독일 패시브하우스연구소가 운영하는 기술 자료집 패시피디아를 교재로 삼습니다. 항목을 순서대로 짚어가며 다룰 주제를 나누고, 각 주제가 우리 기후와 국내 기준에서 어떻게 달리 읽혀야 하는지를 함께 정리합니다.

원문을 요약하고 얼개를 잡는 초벌 작업에는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만 원문을 그대로 옮기지 않도록 문장은 새로 쓰게 하였고, 마지막으로 제가 내용을 확인하고 현장에서 겪은 것을 더해 다듬은 뒤 올립니다. 국내 기준과 수치는 따로 확인하여 덧붙였습니다.

조민구 · 해가패시브건축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