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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술 산책 9편] 패시브하우스는 비싼 집인가 — 초기 비용과 '절약한 1 kWh의 값'

2026.11.03 · 조민구 건축사 · 해가패시브건축사사무소

패시브하우스를 두고 가장 먼저 나오는 물음은 대개 비용입니다. 좋은 줄은 알겠는데 얼마나 더 드느냐는 것입니다. 패시피디아는 이 물음에 세 항목으로 답합니다. 처음 짓는 비용을 다룬 항목, 효율에 …

패시브하우스를 두고 가장 먼저 나오는 물음은 대개 비용입니다. 좋은 줄은 알겠는데 얼마나 더 드느냐는 것입니다.

패시피디아는 이 물음에 세 항목으로 답합니다. 처음 짓는 비용을 다룬 항목, 효율에 투자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다룬 항목, 그리고 단열 보강의 경제성을 계산한 연구를 소개한 항목입니다. 숫자는 2000년대 독일의 것이라 그대로 가져올 수 없지만, 셈하는 방법은 지금 우리에게도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1. 더 들기는 합니다

원문의 답은 두 문장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패시브하우스는 처음부터 감당할 만한 집이다. 그렇지만 일반 건물보다 초기 비용이 더 드는 것은 사실이다.

감당할 만하다는 근거는 돈이 옮겨 간다는 데 있습니다. 패시브하우스에는 통상적인 규모의 난방과 냉방 설비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큰 설비에 들어갔을 돈을 더 좋은 창, 더 두꺼운 단열, 환기장치에 씁니다. 여기에 오랜 기간에 걸친 에너지 절감이 더해집니다.

그래도 초기 비용은 더 듭니다. 원문은 독일에서 패시브하우스를 짓는 사람이 평균적으로 3%에서 8%쯤 더 쓰게 된다고 적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덧붙입니다. 패시브하우스 적합 자재를 아직 쉽게 구할 수 없는 나라에서는 이 차이가 더 클 것이라는 점입니다.

전망도 함께 적혀 있습니다. 시장에 적합 자재가 늘어날수록 값은 내려가고, 여러 나라에서 시행하는 지원 제도가 부담을 더 덜어 줍니다. 그렇게 보면 긴 기간으로는 일반 주택을 짓는 것보다 오히려 부담이 적을 수 있다는 것이 원문의 결론입니다.

2. 효율에 투자한다는 것

두 번째 항목은 에너지 효율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에너지를 더 쓰는 대신 더 나은 제품과 공정으로 같은 일을 해내는 것입니다. 연료를 적게 쓰는 자동차, 노트북 컴퓨터의 기술, 전기를 아주 적게 쓰는 냉장고와 절전형 램프가 예로 나옵니다.

효율을 높이려면 대개 추가 투자가 필요합니다. 그 투자가 값어치를 하는지는 경우마다 따져 보아야 한다고 원문은 적습니다. 무조건 이득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두 가지는 분명히 합니다. 첫째, 효율은 에너지가 드는 서비스가 제공되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높일 수 있습니다. 둘째, 그 일은 새로 살 때나 고칠 때 함께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낡은 것을 되도록 빨리 바꾸는 편이 이득입니다. 낡은 조명을 고효율 램프로 바꾸는 일이 그런 예입니다(원문이 쓰인 때의 예는 백열전구를 형광램프로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3. 단열은 얼마짜리 에너지인가

세 번째 항목이 이 편의 중심입니다. 연구소가 2005년에 수행한 연구로, 단열 보강이 투자하는 사람의 처지에서 이득인지를 계산했습니다. 독일의 에너지 가격과 공사비, 기후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지역에 따라 결과는 달라집니다. 원문도 그 점을 밝히고, 초기 투자와 에너지 비용 절감 사이의 관계를 가늠하는 데 쓰라고 적습니다.

언제 단열을 하는가

신축에서는 벽과 지붕을 처음부터 만들어 갑니다. 그 과정에서 단열을 더하면 비계나 미장, 마감에 드는 비용이 따로 생기지 않습니다.

기존 건물은 사정이 다르지만 기회는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존 건물은 난방 에너지가 지금보다 훨씬 쌌던 시절에 지어졌습니다. 그리고 건물은 계속 손을 봐야 합니다. 꼭 해야 하는 유지보수와 낡은 부분의 현대화가 이어집니다. 그때마다 부족한 단열을 앞으로의 요구에 맞출 기회가 생깁니다. 어차피 해야 하는 공사에 단열을 묶는 것입니다.

연구의 전제

ㆍ단열이 쓰이는 기간 동안의 평균 에너지 가격을 kWh당 5.5센트로 잡았습니다

ㆍ단열은 가치를 보존하고 오래 효과를 낸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보아, 생애주기로 평가했습니다

ㆍ에너지 가격과 금리의 전망을 두고 추측하지 않으려고 관찰 기간을 20년으로 제한했습니다. 대신 20년 뒤에 남는 가치는 계산에 넣었습니다

결론

ㆍ단열되지 않은 부위라면, 조사한 모든 경우에 단열 보강은 이득이었습니다. 외벽을 칠하려고 비계를 세울 때, 지붕을 새로 하거나 고칠 때가 그런 기회입니다

ㆍ절약되는 에너지만으로 이득이 납니다. 쾌적이 좋아지는 것, 건물이 보호되는 것, 가치가 오르는 것, 에너지 시장의 위험에 덜 흔들리는 것, 기후 보호에 기여하는 것은 모두 추가로 얻는 이득입니다

ㆍ당시의 법정 기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비용 효율이 가장 좋았습니다. 실무에서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단열이 경제성으로도 최적이라는 뜻입니다

절약한 1 kWh의 값

이 연구가 쓴 셈법이 유용합니다. 단열 보강에 든 돈을 이자와 함께 해마다 갚아 나간다고 보고, 그 금액을 단열 덕분에 해마다 절약되는 에너지로 나눕니다. 그러면 에너지 1 kWh를 절약하는 데 든 값이 나옵니다. 단열을 하나의 에너지원으로 보고 그 단가를 매기는 것입니다.

조사한 모든 개별 조치에서 이 값은 kWh당 1센트에서 3.5센트 사이였습니다. 2005년의 최종 에너지 가격은 kWh당 4.5센트였고, 그해 말에서 이듬해 초 사이에 이미 연구가 평균으로 가정한 5.5센트에 이르렀습니다. 에너지를 사는 값보다 에너지를 쓰지 않게 만드는 값이 훨씬 쌌던 것입니다.

원문은 결론에서 이렇게 정리합니다. 더 나은 단열로 얻는 효율은 오늘날 가장 수익성이 높은 에너지원 가운데 하나이며, 그 비용은 화석연료의 값보다도 낮다.

두께를 아끼면 손해입니다

같은 계산에서 하나가 더 나옵니다. 단열은 두꺼울수록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까닭은 비용의 구성에 있습니다. 단열 공사비의 대부분은 비계, 바탕의 보수, 새 미장이나 새 지붕 마감, 상세의 조정 같은 기본 비용입니다. 단열재를 더 두껍게 하는 데 드는 추가 비용은 거기에 비하면 작습니다. 단, 처음에 함께 할 때에 한해서입니다. 나중에 단열을 더하려면 비계부터 다시 세워야 하고 기본 비용이 또 듭니다. 그렇게 해서는 경제성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원문이 내세우는 원칙이 이것입니다.

   어차피 해야 한다면 제대로 한다 — 단열 두께를 아끼지 않는다

지난 편에서 EnerPHit의 첫 번째 수단 옆에 적혀 있던 바로 그 문장입니다.

원문은 한 가지 효과를 더 적습니다. 단열 공사로 생기는 가치는 거의 전부 그 나라 안에서, 그것도 주로 중소 규모의 업체에서 생깁니다. 고용 효과가 크다는 뜻입니다. 연구는 이 점을 들어 단열의 품질과 시행 속도를 함께 높이는 정책을 권고했고, 그 뒤 독일의 정책 금융 기관이 시장 금리보다 2~3%포인트 낮은 융자를 내놓았다고 원문은 전합니다.

4. 우리 상황에서 달리 읽어야 할 대목

숫자는 가져올 수 없고 셈법은 가져올 수 있습니다

3%에서 8%라는 추가 비용, 센트로 적힌 단가, 융자의 조건은 모두 2000년대 독일의 것입니다. 우리 현장의 숫자로 쓸 수 없습니다.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절약한 1 kWh의 값'이라는 셈법입니다. 비교할 상대는 우리가 에너지를 사는 값입니다.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은 MJ당 22~23원 수준이고, kWh로 바꾸면 80원 남짓입니다. 단열 보강에 든 돈을 해마다 갚는 금액으로 바꾸고, 그 금액을 단열이 해마다 줄여 주는 에너지로 나눈 값이 이보다 낮으면 그 단열은 가스를 사는 것보다 싼 에너지원입니다. 공사비를 놓고 "얼마가 더 드느냐"만 물을 것이 아니라 "절약하는 1 kWh가 얼마짜리냐"를 물어야 비교가 됩니다.

자재를 구하기 어려운 나라

원문은 적합 자재가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은 나라에서는 초기 비용의 차이가 더 크다고 적었습니다. 우리도 여기에 가깝습니다. 패시브하우스 인증을 받은 창호와 환기장치의 선택 폭이 독일만큼 넓지 않습니다. 그래서 독일의 3~8%를 우리의 추가 비용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실제 비용은 계획하는 집의 규모와 형태, 고르는 자재에 따라 달라지므로 설계 단계에서 견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어차피 할 때 함께

단열을 다른 공사에 묶는다는 원칙은 우리 기존 주택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외벽 마감을 새로 할 때, 지붕 방수를 다시 할 때, 창을 바꿀 때가 그 기회입니다. 그때 단열을 빼고 마감만 새로 하면, 다음 기회는 그 마감의 수명이 다하는 때에나 옵니다. 두께를 아끼면 손해라는 계산도 같습니다. 비계 값은 단열 두께와 상관없이 한 번 듭니다.

이 연구는 난방만 계산했습니다

연구가 계산한 편익은 난방 에너지의 절감입니다. 우리 기후에서는 냉방이 더해집니다. 단열과 차양이 냉방에 주는 영향은 뒤의 편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참고한 자료

이 글은 패시피디아(Passipedia)의 다음 항목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ㆍAffordability

  ㆍInvesting in energy efficiency

  ㆍSuperior thermal protection is affordable

3절의 연구는 Kah · Feist, 「기존 건물 단열 조치의 경제성」(2005)이며, 센트 단위의 가격과 융자 조건은 원문에 적힌 당시 독일의 값입니다. 4절의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은 한국가스공사 발표(2024년 8월, 서울 기준 MJ당 22.2954원)와 2026년 8월 대구의 소비자요금(MJ당 23.3459원) 보도를 따랐고, 1 kWh를 3.6 MJ로 환산했습니다. 원문 : https://passipedia.org

이 글이 만들어진 과정

이 연재는 독일 패시브하우스연구소가 운영하는 기술 자료집 패시피디아를 교재로 삼습니다. 항목을 순서대로 짚어가며 다룰 주제를 나누고, 각 주제가 우리 기후와 국내 기준에서 어떻게 달리 읽혀야 하는지를 함께 정리합니다.

원문을 요약하고 얼개를 잡는 초벌 작업에는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만 원문을 그대로 옮기지 않도록 문장은 새로 쓰게 하였고, 마지막으로 제가 내용을 확인하고 다듬은 뒤 올립니다. 국내 기준과 수치는 따로 확인하여 덧붙였습니다.

조민구 · 해가패시브건축사사무소